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


설마했는데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제네럴모터스(GM)가 한국GM 군산 공장을 5월 말까지 완전히 폐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인데요. GM과 한국GM은 13일 경영난을 겪는 한국GM에 대한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이 같은 군산 공장 폐쇄 결정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한국지엠 측은 군산공장의 최근 3년간 가동률이 약 20%에 불과한 데다 가동률이 계속 하락해 지속적인 공장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려진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GM과 한국GM은 5월 말까지 군산 공장 차량 생산 중단과 직원 약 2천명(계약직 포함)의 구조조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연간 26만 대 생산규모인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준중형 세단 크루즈와 다목적차량(MPV) 올란도 등을 생산해 왔습니다. 하지만 유럽 수출 중단, 올란도 단종 등의 물량부족으로 가동률이 20%를 밑돌아 지난해부터 한 달에 5일만 근무하고 나머지는 생산 중단하는 등 사실상 가동 중단 상태였는데요. 한때 3600명에 달했던 근로자 수도 2000명 선으로 줄었들었습니다.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한국지엠은 "향후 한국에서의 사업 유지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 노조의 협조 등이 필요하다"고 밝혀 한국시장 전면 철수 가능성의 여지도 남겼습니다. 한국지엠은 앞서 정부와 산은, 노조 등 주요 이해 관계자에 구체적 경영 정상화 계획을 제시했으며 여기에는 한국에 대한 대규모 직접 제품 투자를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는 노동조합과 당초 협의된 사안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한국GM은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노조 합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절차상 심각한 오류가 이어질 공산이 크며 노조는 사측이 기습적으로 발표한 이번 폐쇄 결정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한국GM 노조는 13일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해 "노조 합의가 없었던 사안"이라며 사무지회와 부평공장 상집 및 대의원을 긴급 소집했으며 회사 결정에 반대하는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게 현재 노조의 입장이라고 합니다.


자동차업계 안팎에서는 GM이 군산공장 철수를 통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한다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가동률이 높은 부평이나 창원공장 등까지 ‘완전 철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우리 정부의 유상증자 참여 등 각종 지원을 받아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인데요. 이같은 의구심은 현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정책 최우선 순위로 삼는 정부인데다 6월 지방선거도 코앞에 두고 있다는 점도 꼽히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단 어떤 식으로든 정부가 추가 지원에는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쪽에 무게가 쏠리고 있는데요. 경영 실패는 정부가 책임질 수 없다는 ‘명분론’보다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을 경우 감당해야 할 파장이 더욱 크다는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특히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제기될 정부의 ‘책임론’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우리 정부가 한국GM의 공장 철수 가능성에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