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블랙리스트 없다?
판사 블랙리스트 없었다?
판사 블랙리스트는 없었지만 동향을 파악한 문건은 다수 있었다고 합니다.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법원 추가 위원회가 지난 1년 가까이 사법부를 흔들었던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정당한 절차없이 일부 판사의 동향을 파악한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조사위는 "법원행정처가 사법 불신에 대한 대응, 법원장의 사법행정권 행사 보완 등을 이유로 가능한 비·공식적 방법을 모두 동원해 법원의 운영과 법관의 업무뿐만 아니라 그 이외의 영역도 광범위하게 정보수집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특정연구회 소속 법관들을 핵심그룹으로 분류해 그 활동을 자세히 분석하고 이념적 성향과 행태적 특성까지 파악해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것은 법관의 연구 활동에 대한 사법행정권의 지나친 개입으로 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블랙리스트 존재 여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11월 추가조사위가 블랙리스트 실체를 밝히기 위해 출범한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의 의혹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는 점을 자인한 셈입니다.
문제는 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판사들을 정치 성향별로 분류하고 심지어는 동향까지 파악한 문건이 실제로 다수 존재하고, 광범위하게 정보를 수집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추가조사위가 밝힌 문건으로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국제인권법학회 멤버들의 활동내용과, 법원 내 진보성향으로 분류해온 우리법연구회 회원들에 대한 동향 파악 등입니다.
특히 문건 일부에는 해당 학회를 고립시키거나 견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까지 담겨있었습니다. 법원행정처는 판사 개인이 익명으로 인터넷에 올린 글까지 뒷조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5년 원세훈 전 원장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청와대 요구에 따라 재판부의 동향을 파악해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22일) 추가조사위의 발표에 따라, 일선 판사들은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법원행정처가 재판지원이 아닌 재판독립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충격을 넘어 분노가 쌓인 말들을 표현하는 등 사법부 블랙리스트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판사 블랙리스트는 없었지만 정당한 절차없이 동향파악 보고는 했다?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이 아니다? 급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