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계획 

20만 5000명에 달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됩니다. 정부가 2020년까지 중앙정부를 비롯 지자체 등 853개 공공부문 기관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정작 복리후생이나 임금 등 처우는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결국은 무기계약직 양산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되지만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건 아닌데요. 전체 비정규직(41만6000명) 중 육아휴직 대체, 계절적 업무에 종사하는 10만 명은 제외되며 나머지 상시 및 지속적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31만6000명) 중에서도 예외자로 정한 14만1000명 즉 기간제 교사와 대학 강사, 운동선수 등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고용부는 다만 예외자 중 3만 명을 추가로 전환할 여지가 있다고 봤는데요. 대다수가 60세 이상인 청소 및 경비 용역 근로자가 여기에 속하며 이미 고용부는 각 공공기관에 청소 및 경비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의 정년을 65세로 조정할 것을 권고한 상태라고 합니다.

  

부문별로는 공공기관이 9만6030명으로 전환 인원이 가장 많은데요. 기간제 5만1000명, 파견 및 용역 2만3000명 등 7만4000명은 올 12월까지 전환 작업을 마무리 하고 나머지도 계약 종료 시기 등을 감안해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전환을 완료할 것이라고 합니다. 직종별로는 기간제의 경우 사무보조원(1만4419명), 연구보조원(8746명) 순이며 파견·용역의 경우 시설물 청소원(3만2270명), 시설물 관리원(2만849명) 차례로 전환 규모가 컸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무기계약직만 양산?

무기계약직은 그동안 법률상 정규직으로 분류돼왔지만, 임금과 복리후생 측면에서 많은 차별과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이른바 '무늬만 정규직'으로 불려왔습니다. 실제로 정부의 정규직 전환 방침을 들여다 보면 이같은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는 지적인데요. 고용부는 우선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용안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처우개선은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또 정규직 전환자에 대해서는 일률적인 호봉제보다는 이른바 지속 가능하고 합리적인 형태의 임금체계를 적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사실상 임금 수준을 당분간은 기존 수준대로 묶어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되죠. 

직종별로 '동일가치노동 및 동일임금'의 취지가 반영되도록 임금체계를 설계하되 충분한 검토 없이 기존의 호봉제 임금체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신중히 해야한다는 내용의 공문에서도 알 수 있는 사항이죠. 또 청소 및 시설관리 등 주요 5개 직종에 대해서는 11월까지 동일한 임금체계 표준안을 만들어 각 사업장에 내려보내기로 했습니다.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된 근로자들의 불만과 처우개선도 문제인데요. 정부는 60세 이상 5만4천명, 교·강사 3만4천명, 공공기관 소속 6천명, 구조조정이 필요한 사업 종사자 1만3천명 등 총 14만1천명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한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던 동료들이 정규직으로 고용형태가 바뀌지만 본인은 전환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겪게 될 '상대적 박탈감'과 이로 인한 불만을 해소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 과제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요.

이들의 불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이번 대책이 비정규직 근로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위화감을 조성하는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와 관련해서 정부는 60세 이상이 주로 종사하는 청소 및 용역 직종의 정년을 65세로 연장해 정규직 전환자를 추가로 3만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정부는 고용안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지만 처우개선을 소홀히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인데요.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무기계약직이 온전한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는 처우개선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동일노동 및 동일임금의 원칙이 적용돼야 하며 임금인상과 복리후생 수준 제고의 필요성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