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통상임금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 결과, 중식비 정기 상여금 통상임금 맞다!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이 나왔는데요. 법원이 기아자동차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했습니다. 기아차 통상임금 인정과 동시에 기아차 측이 근로자들에게 밀린 임금 4천2백23억 원을 추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요. 이 번 기아차 상여금 통상임금 판결이 현재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인 산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통상임금이란 근로자가 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받는 기초임금을 말하는데요. 통상임금은 연장, 야간, 휴일근로 수당 등 각종 초과근로수당 산정과 퇴직금 액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 생산식 근로자 2만7천여명은 지난 2011년 "연 700%인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각종 수당을 다시 계산해 지급해야 한다"며 사측을 상대로 1조1천억원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는 3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의 1심 공판에서 "기아차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날 기아차 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면서, 노조 청구금액 중 원금과 지연이자 등 총 4천223억원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는데요. 이는 노조측이 청구한 금액의 약 38%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로서 6년 간 이어진 기아차 통상임금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노조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기아차 사측은 임금협상에서 노사합의에 따라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았고, 통상임금을 전부 소급 지급할 경우 '최대 3조'의 부담을 지게 돼 경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세워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죠. 

재판부는 노조 측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정기상여금과 중식비, 일비 중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는 통상임금이라고 판단했는데요. 상여금과 중식대에 대해선 일정한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지급되고(정기성), 지급 여부가 성과와 관계없이 사전에 이미 확정됐으며(고정성), 일정 조건 및 기준을 충족한 근로자에게는 모두 지급(일률성)돼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일비에 대해선 영업활동 수행을 조건으로 지급된 만큼 고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제외했습니다.

재판부는 기아차 사측이 ‘노조측의 주장은 신의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에 대해선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으로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근로자들이 요구한 1조 926억원 중 4223억원만 인용했기 때문에 경영상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시했습니다. 기아차가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경영 상태가 나쁘지 않아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죠.

재판부가 노조의 청구금액 중 일부 금액에 대해 인정하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기아차는 최대 3조에 달하는 부담을 지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선고로 기아차의 3분기 적자전환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3분기부터 새로 적용될 통상임금이 대손충당금으로 쌓이게 되기 때문이죠.

기아차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천868억원에 불과해 충당금을 쌓으면 적자전환이 불가피해 10년 만에 영업적자에 직면하게 될 상황에 놓였습니다. 기아차는 이날 재판부의 선고와 관련 "신의칙이 인정되지 않은 점은 매우 유감이고 납득하기 어렵다"며 향후 항소할 뜻을 밝혔는데요. 이번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 결과가 노조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앞으로 산업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