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폐지 헌법 불합치 결정

 

오늘은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낙태죄 폐지되었다고 하는 소식에 대해 알아볼께요.

 

 

말도 많고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낙태죄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 재판소 판단 결과 낙태를 처벌하는 법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하는 판단이 나왔다고 합니다. 위헌 여부에 관한 이번 헌재 판단에 따라 사실상 1953년 낙태죄 조항 도입 이후 66년만에 낙태죄 폐지된 것이죠.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낙태죄 폐지되다!

헌재는 11일 산부인과 의사 A씨가 청구한 형법 269조1항과 270조1항에 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는데요. 재판관 4명이 헌법불합치, 3명이 단순 위헌, 2명이 합헌 의견을 냈다고 합니다. 

 

 

형법 269조1항은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구요. 같은 법 270조1항은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이나 승낙을 얻어 낙태하게 하면 2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죠. 

 

 

단순위헌과 헌법불합치 의견을 합산하면 법률의 위헌결정에 필요한 심판정족수를 충족하게 됩니다. 이는 헌재가 지난 2012년 낙태죄 합헌 결정 이후 7년 만에 달라진 헌재 인적 구성과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사실상 위헌인 ‘헌법불합치’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헌법불합치는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만, 즉시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법적 공백으로 사회적 혼란이 생길 수 있어 법 개정까지 시한을 두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헌재는 2020년 12월31일까지 관련 법을 개정하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개선입법이 없으면 2021년 1월 1일부터는 낙태죄 조항은 효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헌법불합치의 경우에는 위헌과 다르기 때문에 기존에 낙태죄로 처벌을 받았던 사람들이 재심을 통해 무죄 판단을 받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만약 헌재가 위헌 판단을 내렸을 경우 2012년 합헌 결정 이후 새롭게 낙태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들은 재심을 통해 무죄 판단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었지만 무산됐다고 합니다. 

 

 

이번 결정을 앞두고 법조계에서는 헌재 내부의 변화와 낙태죄 폐지 여론에 힘입어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릴 확률이 크다고 관측했고 이는 사실이 됐다고 합니다.

 

 

낙태죄 폐지 배경에는?

위헌 결정을 위해서는 재판관들 중 6명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내야 합니다. 돌아서 보면 2012년 낙태죄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했을 때는 8명의 재판관 가운데 절반인 4명이 위헌 의견을 냈지만 6명에 미치지 못해 합헌 결정이 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두 7명이 위헌과 헌법불합치 의견을 내 결국 판단이 변경됐죠.

 

 

왜 그랬을까요? 새로 구성된 6기 헌법재판관들은 낙태죄와 관련해서 부정 및 신중 입장이 지난 재판부에 비해 늘었다고 합니다. 적극적인 위헌의견을 제시한 재판관이 느는 등 헌재 내적 구성과 함께 사회적 분위기도 지난 합헌 결정 때와 사뭇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바로 미투 운동에서 촉발된 여권 권익 신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통해 태아의 생명권보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우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죠. 때문에 이번 선고가 예정됐을 때부터 여성단체 등은 낙태죄 폐지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고 합니다.

 

 

낙태죄 폐지 반대측은?

하지만 이번 헌재의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낙태죄를 폐지하자 낙태죄 폐지를 반대해 온 종교계 등 단체는 깊은 유감을 표했는데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폐지 선고는 수정되는 시점부터 존엄한 인간이며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는 존재인 태아의 기본 생명권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 고착시키고 남성에게서 부당하게 면제하는 결정이라며 낙태는 태중의 무고한 생명을 직접 죽이는 죄이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66년전.. 형법이 제정될 때 부터 여성의 자기결정권 측면은 부각되지 않았고 인구 증가를 공익으로 보는 인구정책, 성도덕 유지, 태아의 생명권 존중 등의 논리가 고려되어 결정된 낙태죄가 우여곡절을 겪고 나서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폐지되었는데요. 

 

낙태죄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대립되는 가운데 내려진 이 번 헌재의 헌법 불합치 결정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고 합니다.